저 말입니까?  

 


 


 

 

작성자 parco
작성일 2008-04-07 (월)
첨부#1 b3ebc6aeb8a3b4e3_b5e5_c6c4b8ae.jpg (132KB) (Down:17)
ㆍ조회: 2629   
노틀담 드 파리-거지들도 혁명가답다?

뮤지컬 전성시대란다. 유행을 바짝 좇아가지는 못해도 멀찌감치 따라는 가야지. 서울 나들이 길에 짬을 내어 ‘노틀담 드 파리’를 봤다. 서울 외곽에 있는 성남아트센터는 부산문화회관 정도의 규모였지만 지하철에서 걸어갈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났고, 건물도 멋있었다. 자체 공연 정보지를 보니 연중 공연 스케줄이 빼곡할 정도로 성황을 누리고 있었다. 서울의 위성도시라지만 문화적으로는 서울이나 다름없었다.
노틀담 드 파리는 소문대로 웅장한 스케일이었다. 노래도 음악도 조명도 무대장치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예전 학창 시절이 읽었던 ‘노틀담의 곱추’와는 사뭇 다른 점이었다.
일테면, 에스메랄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남자들의 치정 관계는 왜 그리 복잡하게 그렸는지, 또한 파리의 뒷골목 거지들은 뭘 먹고 그리도 박력에 넘치는지. 그들은 세상의 아웃사이드가 아니라 마치 혁명을 꿈꾸는 폭도를 닮아 있었다. ‘프랑스 거지는 시대정신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는 다분히 프랑스 출신 연출가의 우쭐한 애국심도 작용했으리라.

한편으론 스토리를 아예 모른 채 객석에 앉아 있다면 과연 스토리가 그려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스토리 전개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무대는 대단히 다이내믹했다. 춤도 춤이려니와 국내파 성악가들의 가창력 또한 분위기를 잘 살렸다. 만약 자막에 노래 가사를 보여줬다면 훨씬 부드럽게 넘어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극장을 나와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콰지모도의 우렁찬 절규가 여운으로 남았다.  모처럼 가족과 호사를 누린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일방으론, 작금의 수입 뮤지컬 바람에 부회뇌동 한 것 같은 씁쓸함도 들었다. 일전의 ‘명성황후’ 같은 그런 토종 뮤지컬이 기다려진다.